2023, BELLE FAUST

리서치/자료 C

SOUNDSCAPE 01

송주관 2023. 5. 28. 21:07

"소음 공해는 인간이 소리를 주의 깊게 듣지 않을 때 생기고, 소음이라는 것은 우리가 소홀히 한 소리이다."

 

 캐나다의 작곡가 R. M. Schafer(1933~2021)는 현대 사회에서 소음이 범람하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음악으로만 편향된 채 음악 이외의 환경음 일반에 대해서는 폐쇄성을 보이는 현대인들의 청취 태도를 문제 삼고 있었다. 이러한 청취 태도가 보편성을 얻은 것은 음악이 콘서트홀 안으로 들어가면서 부터이다. 음악가는 이제 오로지 콘서트홀 안의 소리에만 관심을 집중하며 바깥의 환경음에는 귀 기울이지 않는다. 그의 저서 [세계의 조율]에는 우리를 둘러싼 세계에서 소리의 조화를 추구해 가는 행위로 음악을 재인식해야 된다는 주장을 펴고 있는데, 음악가 스스로가 콘서트홀을 벗어나 환경에 귀를 열어야만 한다는 것이 그의 소리 풍경에 대한 사상과 활동이었다.

 

- The Vancounver Soundscape (1973)

https://www.youtube.com/watch?v=wpSe909p_a0 

 

 

 1996년 7월, 일본에서 열린 제20회 '산토리홀 국제 작곡 위촉 시리즈' 행사에서 R. M. Schafer는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도시의 청중은 콘서트홀의 존재를 당연하게 여깁니다. 그러나 콘서트홀은 실제로 아주 최근에 만들어 진 것입니다. 현재 지구상 대부분의 문화에서 음악은 아직도 콘서트홀 바깥에서 대부분 연주되고 있습니다. 콘서트홀을 발명함으로써 그 바깥에 있는 소리와 안에 있는 소리 사이에는 벽이 생겼습니다. 홀 안쪽의 소리는 더 고상한 것으로 여겨지는 반면, 바깥의 소리는 무시되었습니다. 다시 말해, 콘서트홀의 발명과 소음 공해에 대한 인식은 역사적으로는 같은 시기에 일어났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소음이란 귀에 들려도 무시하라고 배웠던 소리'라는 정의도 콘서트홀의 탄생과 연관이 있습니다. 콘서트홀은 세상의 모든 소리를 두 구획으로 나누어 버렸습니다. 하나는 경의에 가득한 정숙함 속에서 칭찬받는, 귀중하고 기분 좋은 소리를 모은 음악의 세계이고, 하나는 귀중하지도 기분 좋지도 않은 홀 바깥의 소리 세계입니다.. 저는 콘서트 음악을 굉장히 사랑합니다. 계속 작품도 씁니다. 그러나 제가 정말로 열의를 쏟는 것은 음악과 우리 삶을 둘러싼 모든 소리가 더욱 효과적으로 하나가 될 수 있도록 환경 속으로 음악을 되돌리는 작업입니다. 음악을 음향 생태학에 유용하게 이용하는 시도야 말로 제가 지금 가장 흥미를 가지는 분야입니다."

 


 

다음은 그의 사상에 대한 실천적 작품으로서 콘서트홀 음악 제도에 대한 도전이라는 구체적 형태를 보여준 작품 [Music for Wilderness Lake](1980) 발표 당시의 지면 기록과 Kalvfestivalen에서 2014년에 공연한 영상 기록물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2diUvxGaILk 

.. 다음은 그의 또 다른 작품 [별의 여왕](1981), [달을 물려받은 늑대](1991)에 관한 지면 기록들이다.


 

.. 프로젝트의 기본 개념이나 틀은 자신이 창작하면서도 그 안에서 실제 사용하는 노래나 춤을 비롯한 그 밖의 것들에 대해서는 참가자들에게 맡긴다는 사실은 작품의 성립 기반이 되는 사회(환경적 맥락)가 창작 활동의 주체이자 대상이 되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었다. 즉, R. M. Schafer는 음악 작품이 토지나 환경 자체에 축적된 자원 또는 자연계 그 자체에 담긴 창조력을 끌어내는 것을 목표로 두었던 것이다. 

 

.. 음악 미학자인 쓰스무 쇼노는 우리에게 현재에도 익숙한 BGM 음악은 '환경으로서의 음악'이고, R. M. Schafer가 구축하고자 하였던 음악 사상이란 '환경으로의 음악'이라고 구분하기도 했다. (1986)

 

.. R. M. Schafer는 사람들이 자신의 소리 풍경을 듣는 방법을 제안하였는데, Ear Cleaning을 주장하면서 현대 사회의 소음 문제에 대한 음향 생태학적 의견을 펼친다.

 

"소음이란 귀에 들려도 무시하라고 배웠던 소리이다. 현대 사회의 소음 문제에 대처하려면 현대인의 귀를 콘서트홀 밖으로, 현실의 자연과 도시의 환경으로 돌려야만 한다."

 

 

 

 

 

# 발췌, 참고 문헌 : [소리의 재발견 - 소리 풍경의 사상과 실천], 토리고에 게이코, 한명호 역, 그물코,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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